남자친구(현재 예랑이)와 같이 살고 나선 주로 햇반이나 곤약밥을 먹었다.
밥솥 놓을 공간은 있었지만 둘다 아침도 안 먹고 점심은 일하면서 대충, 저녁엔 술 마시는 날이 잦아
밥솥이 불필요 할 줄 알았는데 점점 집밥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밥솥을 구매하게 되었다.
그때 샀던 밥솥이 이유식 전용인 쿠첸 크리미 밥솥.
이유식 전용을 샀던 이유는 가격도 저렴하고 최대 4인용으로 그 당시엔 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.
비록 압력밥솥이 아니고 보온 기능도 좋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정말 맛없는 밥을 먹었지만
굳이 둘이 사는데 좋은 밥솥을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.
그러던 세 달 전부터 이 밥솥이 맛이 가기 시작하여
밥만 하면 밖으로 밥물이 죄다 새어 나오고
밥통을 분해해서 씻어도 밥 냄새가 안 좋고
밥하고 나서 하루만 지나도 묵은 밥처럼 상태가 안 좋아지기 시작하여
밥솥을 던져버릴까도 했지만 꾹 참고 지지난주부터 냄비밥에 도전했다.
결과는 대. 성. 공
다른 분들처럼 비싼 솥에 하는 솥밥은 아니지만
15000원짜리 냄비에 이 정도 퀄리티의 밥이 완성된다는 거 자체가 나에겐 너무 기쁜 일이었다.
무엇보다 밥에 윤기가...
나처럼 냄비밥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야매 냄비밥이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과정을 적어보겠습니다.
① 쌀을 씻어서 30분간 불려놓는다.
(잡곡을 섞을 경우엔 좀 더 불려도 괜찮다. 난 뱃살? 을 위해 귀리를 섞어보았다. 뱃살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... )
② 불린 쌀을 냄비에 담고 물은 쌀에서 1.5cm 될 때까지 붓는다. (사진 상에선 좀 많아 보이는데 한쪽으로 쌀이 몰려있어서 저 정도 혹은 저것보다 1-2mm 적은 게 좋은 거 같다.)
③ 중불에서 뚜껑을 열고 10분간 끓이면 물기가 날아가고 이상태가 된다. 10분 후 밥 상태가 이렇게 되면 한번 뒤적인 후 뚜껑을 닫고 아주 약한 불로 10분간 끓인다.
★ 총 20분을 중불 > 약불에서 끓인 후 마지막 10분 정도 뜸 들인 후의 밥 상태. 원래 쌀로만 하면 뜸을 5분만 들이는데 오늘은 귀리를 섞어서 좀 더 시간을 들여보았다. 밥만 먹어도 맛있을 정도의 냄비밥 완성 ★
남편의 비빔밥 앙코르로 갓 지은 밥으로 가지. 오이나물 넣고 외할머니가 주신 들기름 쪼르르 넣어서 여름의 비빔밥
목포 지인분이 주신 반건조 조기도 네 마리나 굽굽 하고 빠질 수 없는 내 최애 "오이"랑 월요일에 먹고 남은 제육볶음까지 돌리기, 숭늉은 엊그제 밥하고 생긴 누룽지로 끓여서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놓았다.
오늘 새로 한건 밥이랑 조기밖에 없는데도 일 끝나고 와서 맛있게 먹어주는 예랑이 덕분에 상차릴 맛이 난다.
"복세편살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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